데비안 문제 (1) - unstable에 이어,
libhangul이 데비안 아카이브에 들어가는 데 두 달이 걸렸다. 한달 후에 거부되었다는 메일이 왔고, 또 다시 한 달이 걸렸다. 거부되었던 이유는 hanja.txt 파일의 라이센스가 3 clause BSD였기 때문. 자 한 달이 걸린다.
나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가? 물론 소프트웨어가 데비안 아카이브에 들어가서 전세계에 미러링될 때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행여나 재배포가 불가능한 소프트웨어를 업로드했다가 문제가 되면 난감한 일이다.
하지만 대체 왜 소수의 라이센스 점검 작업자가 필요한 것일까? 까다롭기로 유명한 데비안의 뉴 메인테이너 프로세스를 통과할 정도이면 뭐가 DFSG에 맞고 아니고 정도는 아는 것 아닌가? (그 전에 DD가 된 사람이야 워낙 오래됐으니까 :P) 어차피 데비안은 각각의 메인테이너를 신뢰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게다가 새로 올라오는 패키지의 90% 이상은 라이센스가 GPL/LGPL/MPL/BSD/MIT 따위이다.
설령 라이센스가 잘못된 상황이더라도 데비안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라이센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고쳐나가 왔다. 법적인 문제만을 토론하는 메일링 리스트가 따로 있고, Qt&KDE, 파이어폭스/아이스위즐, GFDL, mplayer 등등 다른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 문제들까지 라이센스 문제라면 지나칠 정도로 앞장서서 행동을 취해 왔다. 이정도의 충분한 자정능력이 있는데도 소수의 팀이 수백개의 새로운 패키지를 큐에 쌓아놓고 라이센스를 찬찬히 뜯어보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한 순간의 미러링도 법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그렇게 한순간 문제되는 소프트웨어가 미러된 상황은 과거에도 많았다. 하지만 파이어폭스 상표권때문에 모질라재단이 "과거" 한순간에 배포되었던 (수정된) 파이어폭스를 가지고 소송을 걸까? 아니면 개인 개발자가 라이센스는 자기 의도와는 다르게 잘못 고지"했었던" 데비안에게 책임을 물을까? 실수로 자바 런타임이 다른 섹션에 들어가서 세계 어디에선가 CD로 재배포"했었다고" 썬이나 IBM이 시비를 걸까? technically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practically 그것때문에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그 이론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과거에 1인이 처리했던 것에 비하면 지금의 팀워크때문에 비교적 큐가 비워지는 속도가 일정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갈수록 큐가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거기에 맞춰서 (재미없는) 작업을 할 FTP 마스터들을 충원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생각은 일단 없애 보자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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