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많던 리눅스용 보안 프로그램이 최근부터 소프트웨어진흥원의 oss.or.kr 사이트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 백신 프로그램과 키보드 보안으로 구성되어 있다.
http://data.oss.or.kr/sw/view.html?sort=name&num=990&page=1
이 프로그램은 정말 사연이 많다. 약 3년전에 소프트웨어진흥원은 공개소프트웨어 진흥 사업의 하나로 우체국 인터넷 뱅킹의 리눅스 운영체제 지원을 추진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국정원이 발목을 잡았다. 보안적합성 평가에서 MS 윈도우즈와 똑같은 기준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소프트웨어 진흥원은 국정원의 평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 기준을 따르기로 하고 개발하기로 했고 (관련 기사) 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증이 완료된 프로그램이 지금 배포하는 이 프로그램이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은 국정원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부당함을 말하고 정면 대응했어야 했다. 그러기는 커녕 오히려 소프트웨어진흥원 관계자가 국정원의 어긋난 보안평가를 기초로 "리눅스 보안이 문제가 있다"라고 인정하면서 지금과 같은 핀트가 어긋난 프로그램을 개발한 일은 잘못된 정책이었다.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 보면, 파일이 zip으로 압축되어 있고 문서가 MS-Word 형식으로 되어 있다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다. 이 프로그램을 실제로 돌려 보기는 매우 어렵다. 일단 소스코드가 공개되어 있지 않고 커널 모듈도 들어 있기 때문에 특정 커널 버전이 아니면 동작하지 않는다. 한소프트리눅스 2006에서만 동작하는데 이 한소프트리눅스 2006 버전은 릴리즈한지 2년이 되는 다음달에 지원이 끊길 예정이다. 국정원이 인증하는데 2년을 끌었다는 걸 입증이라도 하듯, 모든 소프트웨어가 2년전 기준으로 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에 포함된 백신의 경우 V3 엔진의 포팅인데, 여기서 검색하는 바이러스와 웜은 리눅스에서는 전파되지 않는 것들이다. 백신이 하는 일이 윈도우용 파일에 있는 바이러스와 웜을 찾아내는 정도인데, 이 프로그램이 있어야 인터넷 뱅킹을 인증한다는 게 앞뒤가 맞는 걸까.
키보드 보안은 커널 모듈과 Firefox 확장 기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브라우저를 root 권한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한다. root 권한으로 소스를 알 수 없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브라우저를 root 권한으로 실행하는 게, 이런 소프트웨어 없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안전한 걸까?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국정원의 보안 지침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덕분에 특정 배포판의 특정 커널 버전이 아니면 사용이 불가능한 소프트웨어가 되었다. 이 소스코드 비공개 지침도 이해하기 힘들다. 스티브잡스가 DRM에 대해 한 얘기에서처럼 그 방법을 비밀로 하면서 그 비밀에 의존하는 보안은 언젠가 비밀이 밝혀질 것이고 수명이 오래 가지 못한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형태로 볼 때 이대로는 절대로 널리 사용할 수 없어 보인다. 이걸 쓰기 위해 한소프트리눅스 구버전을 설치해서 쓰지는 않을 것이다. 인력을 투입해서 여러 OS를 고려해서 빌드하는 수고를 한다고 해도 향후에 커널 업그레이드에 따위에 발생하는 불편함은 남아 있을 것이다. 국정원이 소스 비공개 원칙을 포기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과연 가까운 시일내에 리눅스에서 인터넷 뱅킹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모 업체에서 말하듯.. "리눅스용 있지 않냐? 그거 써라. 알지도 못하면 찌그러져 있어라." 라는 말로 이용될까 무섭습니다.
답글삭제한마디로... 개그=3==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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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국정원과 같은 바보들이 우리 IT를 정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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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리눅스용 백신 드립하는 보안 회사들이 이런 스팸 댓글이나 남기니까 까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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